신비롭고 유쾌한 동해 여행지, 삼척 해신당 공원 탐방기!
1. 해신당의 전설과 테마, 그리고 공원의 전반적인 분위기
삼척 여행을 계획하면서 여러 여행지를 후보에 올려두었는데, 그중에서도 ‘이곳은 꼭 가봐야겠다’라고 마음먹었던 곳이 바로 해신당 공원이었습니다. 사진으로만 봤을 때는 바다와 함께 조형물 몇 개가 놓인 특이한 테마 공원 정도로 생각했는데, 막상 현장에 도착하니 완전히 다른 감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동해 특유의 시원한 바닷바람과 함께 시작된 산책은 이 공원이 단순한 테마 공간이 아니라, 슬픈 전설과 지역 신앙이 어우러진 ‘문화의 장소’라는 인상을 강하게 남겼습니다. 해신당이라는 이름 자체가 주는 생소함도 처음에는 궁금증을 자아냈습니다. 안내문을 통해 전해 들은 해신당의 전설은 의외로 안타까운 이야기였습니다. 젊은 어부의 약혼녀가 폭풍우가 몰아치는 날, 바다에서 사고를 당해 세상을 떠나고, 그 뒤로 마을에 물고기가 잡히지 않게 되었다고 합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녀의 넋을 달래기 위해 바닷가에 남근 조각상을 세우고 제사를 지냈고, 이후 고기가 다시 잡히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고 해요. 그 이야기 자체가 하나의 전설이 되어 지금의 해신당 공원이 생긴 것이죠. 공원을 걷다 보면 이 전설이 단지 관광 포인트를 위한 장치가 아니라, 오랜 세월 동안 이 지역 사람들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곳곳에 세워진 조형물들이 단순한 조각이 아니라 ‘의미’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했어요. 특히 해신당의 중심부에는 제단 형태로 조성된 공간이 있는데, 그 앞에 서면 자연스럽게 경건해지는 기분이 듭니다. 이처럼 단순한 재미를 넘어서 진지함과 흥미가 동시에 존재하는 이중적인 매력이, 해신당 공원을 단순한 ‘이색 공원’으로만 분류하기 어려운 이유인 것 같습니다. 또한 공원 전체는 매우 잘 관리되어 있었습니다. 산책로는 바다를 따라 부드럽게 이어져 있었고, 바람을 피할 수 있는 정자와 벤치, 포토존도 적절히 배치되어 있어 휴식을 취하며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오전 시간대에 방문한 것이 신의 한 수였습니다. 바다와 하늘이 맞닿은 수평선을 바라보며 걷는 기분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운 힐링 그 자체였습니다. 자연과 문화, 전설이 어우러진 그 공간은 마치 한 편의 서정적인 동화 속을 거니는 듯한 감성을 느끼게 해 주었답니다.
2. 유쾌함 가득한 남근 조각들, 관람 포인트는?
해신당 공원을 소개하면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테마는 단연 남근 조각상들입니다. 처음에는 그 단어 자체가 주는 이미지 때문에 조금은 당황스러웠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현장을 둘러보고, 조각물 하나하나를 가까이서 관찰해 보면서 점차 그 인식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이곳은 단순히 ‘남근’이라는 소재를 유머나 자극적인 테마로 소비하는 공간이 아니라, 오히려 문화와 예술, 전통적인 상징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전시장이자 체험 공간이었습니다. 공원 안에는 크기나 소재, 형태가 모두 다른 다양한 남근 조각상들이 설치되어 있는데요, 일부는 해학적이고 유쾌하게 표현된 조형물도 있고, 어떤 것들은 매우 진지한 조각 작품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나무, 금속, 돌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진 작품들은 단지 모양을 묘사한 것이 아니라, 그 속에 작가의 의도와 해석이 담겨 있었습니다. 특히 어떤 조각은 사람의 얼굴과 결합된 독특한 형태로 만들어져 있어 예술 작품으로서의 완성도 또한 높다고 느꼈습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곳은 ‘남근 박물관’이었습니다. 비교적 작은 공간이었지만, 안에는 세계 각국의 다산과 풍요의 상징물들이 전시되어 있었고, 각각의 문화권에서 남근이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졌는지를 소개하는 설명도 잘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단순한 전시 이상의 교육적 가치를 가진 공간이었고, 오히려 어린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 단위 방문객들도 편안하게 즐기고 있더라고요. 이는 공원 자체가 지닌 건강한 관점과 긍정적인 메시지를 잘 전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습니다. 또 하나의 재미 포인트는 바로 곳곳에 배치된 포토존이었습니다. 유쾌하게 꾸며진 조형물 앞에서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으며 웃고 떠드는 모습을 보면서, 이 공원이 사람들에게 ‘마음껏 웃고, 놀고, 소원을 빌 수 있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소원 바위’ 앞에서는 저도 조용히 소원을 빌며 잠시 눈을 감았는데요, 묘하게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그 순간만큼은 이 공간이 주는 상징적 분위기에 푹 빠질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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